단상

문성초등학교의 초록색 경사로

왕꼬장 2010. 9. 19. 15:28

 

18일 독산동의 문성초등학교에 강연을 다녀왔다.

나는 강연을 갈 때면 항상 경사로가 있느냐고 묻는다.

그러면 백발백중 없다는 대답이다.

학교 강당에 경사로가 없는 게 당연한 나라가 아직은 우리나라다.

 

연단에 올라갈 정도로 상을 받거나 훌륭한 일을 할 장애인은

없다고 생각하는 건지 아직 인식이 부족한 건지 모를 일이다.

 

그래서 꼭 나는 경사로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러면 만들어서 감동을 주는 학교도 있고,

그냥 들어 올리겠다고 무지막지한 말을 하는 학교도 있다.

 

문성초는 나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사진을 보시라!

 

 

 

학교의 기사 아저씨가 멋지게 경사로를 만들었다.

경사도도 완만하고 초록색으로 칠해 아름다운데다가,

윗부분에는 바퀴가 굴러 떨어지지 말라고 가드레일 까지 댔다.

아주 세심하게 신경쓴 증거다.

바닥이 미끄러운 건 깔쭈기 테입을 붙이면 되니 큰 문제는 아니다.

 

이렇게 나를 배려하는 학교가 하나 둘 생기면

그만치 세상이 좋아지는 것이기에

나는 큰 보람을 느낀다.

 

글로써만 세상을 바꾸는 게 아니라

이렇게 실제적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기에 나는 기쁘고 즐겁다.

이게 내가 장애인이 된 뜻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바꾸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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