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중학생의 편지

왕꼬장 2010. 7. 16. 23:48

안녕하세요 고정욱 작가님.

 

저는 광주에서 중학교를 다니고 있는 한 여학생입니다.

 

오늘 작가님의 '까칠한 재석이가 사라졌다.'라는 책을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읽게 되었는데요

 

처음엔 그저 간단하고 재미있는 소설을 읽으려 이책을 읽게 되었는데

 

이책을 읽으면서 굉장히 많은 가슴 따뜻함을 느낀것같아

 

작가님께 제 마음을 전하고 싶어 이 이메일을 씁니다.

 

표지만 보고 생각 했던 재석이는 그저 소비문학에나 나올듯한

 

학교에 다니는 폭력서클의 일원인 그런 인터넷 소설 남자 주인공같은 느낌으로만 느껴졌는데요

 

점점 책을 읽으면서 알을 깨고 나오는 재석의 모습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재석과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어요

 

중학교 일학년때는 저도 이러한 나쁜 패거리들과 어울리기도 하면서

 

굉장히 안좋은 방향으로 나갔었거든요

 

매사에 부정적이고 남들을 얕보게 되고 심지어는 학교 도중에 소위말하는 땡땡이까지

 

까면서 수업을 반항심으로 똘똘 뭉쳐 거부 했거든요

 

그러면서 생각이 안맞고 마음이 안맞아 또는 기타 등등의 이유로

 

그들과 멀어지면서 굉장히 고독함을 많이 느꼈었어요

 

자연스레 모든 친구들과 멀어지게 되고

 

진실한 마음을 나눌 수있는 친구가 없었으니깐요

 

뭐 당연하겠지만 겉모습에만 유독히 집착하고 나보단 남들의 시선에 더 신경을 썼던 저니깐요

 

그렇게 지내다 한동안은 제 자신이 무엇인지 왜 이렇게 사는지하면서 삶의 이유를 못찾아

 

갈등해 자살까지도 하고싶단 생각도 들었고 하루하루가 너무 지루하고 화나고 짜증나기 일쑤였거든요

 

그러던 중 제 마음에 귀를 기울이고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내 감정에 하루하루 충실하면서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맛보는게 바로 행복이고 내가 이 각막한 세상에서 스스로 숨을 쉴수있는 통로라 생각하고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아가려고 노력을 하고있어요

 

그렇게 생각하니 지난 날의 세월이 너무 시간이 아깝더군요

 

이 책 구절중 '내 인생은 내건데 나는 남의 눈을 의식하며 어리석게 살았어'라는 구절을 보며

 

가슴 깊이 뜨거운 눈물을 흘렸습니다.

 

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주절주절 늘어 놨네요

 

이 책을 읽고 정말 기분 좋은 오후를 보낸것 같네요

 

저도 앞으로 제삶을 여기에 나오는 부라퀴 할아버지처럼

 

제 자신을 믿고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걸어나가겠습니다.

 

작가님의 다른 작품도 기대하겠습니다.

 

답장 쓰실수 있으시면 써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2010년 7월9일

 

어느 따뜻한 오후 선물에 감사드리는 한 소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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