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가지 잘린 장애인 어제 지인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그런데 찍고 나서보니 내 목이 잘려 있었다. 장애인과 사진 찍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눈높이를 맞추는 배려심이 필요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이 우스꽝스러운 사진이 주는 의미가 자못 깊다. 수필 2010.03.15
어린이 팬의 편지 나에겐 메일이 많이 온다. 주로 나의 독자들이다. 독자와 소통하는 작가 그게 나의 꿈 가운데 하나이기에 내 책에는 항상 내 메일 주소가 올라가 있다. 그런데 어느날 온 메일 하나가 내 가슴을 아프게 했다. 사람의 삶은 어느 것 하나 녹록치 않음을 느끼게 하는 글이다. 초등학생의 가슴에 이런 아픔.. 수필 2009.06.08
세계를 휠체어 바퀴 삼아 해외에 나가면 누구는 명품 가게를 들르고, 누구는 야시장엘 꼭 가본다고 한다. 대개 자신의 관심사와 취향에 따르게 마련이다. 하지만 나는 꼭 서점엘 들른다. 그 나라 사람들은 어떤 책을 읽고 어떤 분야에 관심이 많은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물론 자료수집의 의미도 있다. 마음에 드는 책이 눈에 띄.. 수필 2009.06.02
지인 강만수 시인의 수필 지인 강만수 시인의 수필을 그의 허락을 얻어 게재한다. 나의 애장품 강 만 수 필자는 애장품이란 것을 지녀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평소 필자 자신이 가장 귀하게 여겨 고이 간직하고 있는 것을 굳이 꼽으라면 서가에 꽂혀 있는 만여 권의 장서가 아닐까 싶다. 그 책들 중에서도 오천여 권의 시집들일 .. 수필 2009.05.01
뒷골목의 추억 내가 살던 대흥동 12-136호는 이대입구의 골목길이다. 늘 아이들이 쏟아져 나와 뛰놀고, 사람들이 바쁘게 오가는 골목길 돌이켜 보면 삶의 단면이 여실히 드러나는 곳이 아닐 수 없다. 나의 속살이 뻔히 드러나는 곳 뒷골목. 이번 중국 여행에서 골목길을 발견했다. 역시 그런 삶의 흔적이 드러난다. 이.. 수필 2008.12.06
강원래씨에게 어제 강원래씨와 반갑게 만났다. 평소에 형님이라며 날 따르지만 사무적인(?) 나는 그런 그에게 말을 놓지 않는다. KBS에서 생방송 출연하는데 내가 1부 그가 2부여서 잠시 교차하면서 사진 한장 찍었다. 자주 보지만 함께 사진 찍은 건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와 나는 9살 차이나는데 외모는 한.. 수필 2008.09.27
나를 만든 것 8할은 나를 만든 것 8할은 잠자리에서 일어나 오늘도 나는 머리맡에 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영림 카디널)를 펼친다. 매일 한 챕터씩 읽는데 20여분이 걸린다. 자리에서 빠져 나와 화장실로 간다. 화장실에는 어제 읽다 만 <고구려사 연구>(사계절)가 변기 물통 위에 얹혀져 있다. 화장실에서 오래 .. 수필 2008.09.24
최소한 같이 놀 수는 있지 최소한 같이 놀 수는 있잖냐 "야, 너 왜 그 안내문 버리는 거야?" 갑작스런 내 질책에 술에 취한 동창 녀석은 찔끔해서 궁색한 변명을 늘어놨다. "다, 다 알았다구." "알긴 뭘 알아? 통장 번호랑 거기에 다 있는데." 지난 해 말 송년 반창회 모임에서 있었던 일이다. 모교에 장학금을 모아 전달하자는 취지.. 수필 2008.09.16
고통도 긍정적으로 고통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마음을 길러라 얼마 전에 신문을 보다가 오려 놓은 기사가 있다. 어느 목사님이 쓰셨는데 그 분 역시 방송에서 들은 이야기라고 하면서 소개한 글이란다. 내용은 대강 이렇다. 한 여인이 있었다. 단란한 가정에서 태어나 좋은 남편을 만나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다. 어느 .. 수필 2008.09.14
하려다 울어버린 숙제 하려다 울어버린 숙제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1960년대는 우리 사회에 아직 6·25전쟁과 4·19 혁명, 5·16 구데타 등 격동의 여진이 남은 가난하고 팍팍한 시절이었다. 그 무렵 학급은 80명 가까운 콩나물 교실이었고, 2부제 수업은 다반사였다. 그렇지만 학교의 운영은 요즘과 다를 바 없어서 선생님들.. 수필 2008.09.12